뇌전증 투병일기 / / 2023. 6. 5. 20:28

30살, 성인 뇌전증을 진단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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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 차, 남편의 생일날 나는 죽고야 말았다. 갈비찜을 뜨던 동시에 나는 블랙아웃현상으로 온몸이 굳고, 눈을 뜬 채 쓰러졌고 소리를 들은 남편이 와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가벼운 숨을 토해내며 정신이 돌아왔고, 제일 처음 기억이 나는 건

구급대원의 목소리였다. 얼굴 쪽으로 쓰러지면서 입-광대 부분이 찢어져서 꿰매야 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응급실에서는 CT랑 간단한 검사를 진행했고, 신경과에 내원해서 정밀검사를 받으라는 소견과 함께 나는 퇴원하였다. 집에 너무 가고 싶었다. 오늘은 남편 생일이었으니까.

 

어떠한 전조증상도 없었고, 가족력도 없었다.

선생님은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하셨고 뇌파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뇌에 수십 개의 전극을 붙이고 자극을 주며 뇌파 이상을 보는 검사였다.

하지만 한 시간의 짧은 뇌파검사로는 뇌파이상이 관측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한다.

나 역시도 뇌파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없었다. 

 

이럴 경우, 한 번의 대발작이 더 있다면 뇌전증으로 진단을 받는다고 하였다.

아니 그럼 한번 더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말인가?

 

이후 근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항경련제 라믹탈을 처방받아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길고 긴 병과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지금도, 아직도 진행 중인 나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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