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녀, 20th Century Girl] 영화 리뷰 (스포주의)
사랑보다 우정이 더 소중한 20세기 소녀
심장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친구를 대신하여, 친구의 첫사랑의 소식을 전해주는 김유정(보라). 메일을 이용해 첫사랑의 발 사이즈, 취미, 키 등의 관찰일지를 보내준다. 친구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낸다. 김유정(보라)의 부모님은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데, 그 첫사랑이 비디오를 빌리러 오게 된다. 이후 김유정(보라)과 친구의 첫사랑은 학교에서 같은 동아리인 방송반에 지원하게 되어 더욱더 가까워진다. 김유정(보라)은 친구의 첫사랑인 박정우(백현진)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그 친구인 변우석(풍운호)에게 다가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치 못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친구의 첫사랑과 겹쳐버린 김유정(보라)의 사랑. 친구를 위해 첫사랑을 포기하고자 한다.
사랑과 우정때문에 울고 웃는 우리
20세기 소녀는 90년대 감성을 가진 청춘 로맨스 영화이다. 마치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과 같은 분위기의 전형적인 첫사랑 영화이다. 뻔한 감성의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청춘물을 보며 우리의 과거와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그 시절 친구들과의 의리와 우정도 같이 녹아있다. 친구를 위해 첫사랑을 포기하려는 우정은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 내안에서 떠오르는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은 가을의 정취와 맞닿아 있다. 둘은 결국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지만 외국으로 가게 된 변우석(풍운호)과 멀어지며 메일이나 전화 등의 연락도 닿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2019년의 보라(한효주)는 우편으로 알 수 없는 전시회 초대장을 받게 된다. 그곳에 도착하여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촬영했던 첫사랑(풍운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고 끝내 첫사랑이 죽은 것을 알게 된다. 뜬금없이 슬퍼지는 결말이지만 지금 우리 대부분 첫사랑과 헤어진 것을 생각하면 결말까지 우리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20세기 소녀와 소년은 바로 우리
이영화는 청춘로맨스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보기 좋은 영화이다. 특히나 80~90년 대생들에게는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때 사용했던 윈도 컴퓨터와 메일이나 카메라와 같은 소품들, 주인공들의 옷차림 등등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를 시청하고 아쉬운 점은 극 중 남주인공인 풍운호가 갑자기 죽어버린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점이다. 이야기 전개상 약간 뜬금없는 결말로 이어져서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평점이 꽤 좋은 것을 보니 뻔한 이야기이지만 공감적인 요소를 많이 이끌어내지 않았나 싶다. 지금 가을바람이 선선한 이 시기에 잘 어울리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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